오늘은 남방홍점불나방에 대해서 써볼까한다.
남방홍점불나방 (2021, 통영)
이 종은 아마 다들 많이 생소할 것같다. 아직까지는 국내에서도 남부 도서지역에서만 발견되고 있는것 같고 개체수가 매우 적어 관찰이 어려운 종을 보인다. 국내에서는 박규택 교수님에 의해서 2000년에 처음으로 기록되었고, 이후에 2017년에 학교에 몽골 박사님이 한국의 불나방아과(Arctiinae) 전체를 리뷰하면서 박규택교수님의 표본을 빌려 다시 한번 정리되었다.
2017년 한국 불나방아과 논문에서 재정리된 남방홍점불나방(Bayarsaikhan et al. 2017)
처음에는 이 종을 보고 알게된건 2021년 욕지도 조사를 가면서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21년도에 조사차 욕지도에 자주 갈일이 있었는데, 그때 연구소 형이랑 둘이 꼬마넓적사슴벌레를 여러 마리 채집했었고 불에도 날라오나 궁금해서 숙소 바로 앞에서 야간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숙소 앞에서 야간조사 (2021, 욕지도)
숙소에서 야식과 술을 한잔하면서 왔다갔다 채집을 하고 있었고 애기뿔소똥구리, 뿔꼬마사슴벌레, 감자흰띠들명나방(Hymenia persectalis)등 다양하고 희귀한 나방들과 딱정벌레들이 날라왔었다. 어차피 발전기 기름도 다쓸겸 밤 늦게까지 채집하던 도중 못보던 화려한 나방 한마리가 스크린에 붙었다.
야간채집 도중 스크린에 붙은 남방홍점불나방( 2021, 욕지도)
처음에는 동남아시아에서 본 집나방상과(Yponomeutoidea)와 비슷하게 생겨서 그쪽 그룹인줄 알았지만, 다음날 실험실 단톡에 물어보니 몽골 박사님이 불나방 종류라고 해주셨다. 표본이 매우 귀하다고 해서 채집한 개체를 박사님에게 가져다 드리면서 처음으로 이 종이 남방홍점불나방(Utetheisa lotrix)인 것을 확인했다.
국내에서 제주도, 흑산도, 욕지도, 해남 등 남부나 도서지역 일부에서만 출현한 기록이 있는 것 같고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남부지역에서만 나오는 것으로 봐서 미접이나 유입된 종이지 않을까 싶다.
작년에 불나방아과(Arctiinae)에서도 과거에는 종종 보였던 불나방(Arctia caja)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면서 내륙에서 멋지고 이쁜 자생종들이 점차 개체수가 줄어들고 살아갈 터전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 반면, 미접이나 유입되는 종들은 점차 늘어가고 있어 앞으로도 자생종과 유입종에 대한 생태 및 분류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