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이어 오늘은 털보꼬리박각시(Sphecodina caudata)에 대해 써볼까한다.
털보꼬리박각시 (2023, 충주)
앞서 말했듯이 박각시 종류는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방이다. 박각시는 대부분 밤에 많이 활동하지만, 일부 박각시들은 주간에 활동하면서 꽃의 수분을 도와주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애들이 바로 꼬리박각시 종류이다.
꼬리박각시 종류는 꽃에서 꿀을 빠는 모습을 보고 일반인들이 흔히 벌새라고 착각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국내에는 벌새가 존재하지 않는다. 해외에서 벌새를 본적이있는데, 박각시처럼 나의 허접한 포충망 챔질에 잡히지 않는다....
벌새로 오해하기 쉬운 작은검은꼬리박각시 (2023, 영암)
여하튼, 꼬리박각시는 관심만 가지면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종들이 많은 반면, 보기 어려운 종류들도 있다. 그 중 하나가 털보꼬리박각시이다. 처음 털보꼬리박각시를 알게 된건, 4~5년전쯤에 아시는 분이 사진을 한 장 보내주시면서 동정을 해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었다. 형태는 박각시 종류였는데, 생전 처음 보는 종이라 급하게 도감을 찾아봤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처음으로 실물은 본건 올해 5월 충주에서 였다. 백두대간 인근에 일이 있어서 갔다가 트랩조사를 했었고 그 곳에서 딱 한 개체가 트랩 안에 들어와 있었다. 올해 유독 5월에 너무 추워서 트랩에 곤충이 거의 안들어와 있을 줄 알았는데, 트랩에 얘가 들어와있던 것을 보고 조금 놀랐었다. 상태가 매우 좋아 바로 연구소로 가져와 표본을 만들었다.
트랩에 들어왔던 털보꼬리박각시 (2023, 충주)
연구소 형의 말로는 이전에 해질녘에 꽃에서 많은 개체를 봤던 기억이 있다고 했었다. 그런걸로 봐서는 이 종도 주간에 활동하는 것 같은데... 야간트랩에 들어온게 신기할 다름이다. 아마 6월 초쯤에 날이 조금 따뜻했을 때 채집지 근처에 갔으면 주변 꽃에 모이는 살아있는 개체를 확인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시간이 없어서 못가본게 조금 아쉽다. 아직 유충은 본 적은 없지만, 블로그에서 종종 올리시는 분들이 있으신 것같고 유충은 머리 정수리에 천진반처럼 눈같은 혹이 하나 달려있는 것 같다. 궁금하신 분들은 검색해보신다면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털보꼬리박각시 채집지(2023, 충주)
털보꼬리박각시는 국내에서 적색목록 준위협(NT) 종으로 분류되어 관리되고 있고 전국적으로 서식하는 것으로 보이나, 개체수가 적어 국지적으로 발견되는 것으로 보인다. 국외에는 동아시아(중국, 러시아)와 일부 동남아시아에 분포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일본에 분포하지 않는다. 일본에 기록이 없으면 진짜 없을 것 같은데 분포가 없는다는게 의외였다.
털보꼬리박각시는 적색목록 준위협(NT)로 취급되고 있지만, 애기박각시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 재평가와 추가적인 보호가 필요한 종이지 않을까 싶다. 이후에 다니면서 많은 개체를 확인 할 수 있는 서식지를 찾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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