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황색검은점띠밤나방(Ophiusa tirhaca)에 대해 써볼까한다.
황색검은점띠밤나방(부산, 2023)
이 종을 처음 본건 선배 박사님을 따라 보조원으로 파주에 갔을 때 였다. 학교에서 다양한 채집을 나갔었지만, 11월에 조사를 나간 적은 처음이라 가을곤충이 기대가 되면서도... 곤충이 있을까...하는 생각을 가지고 조사를 따라 갔었다.
박사님과 둘다 뭐가 나오겠어.. 하면서 조사를 했고 역시나 늦가을까지 나오는 메뚜기, 나비, 등에류가 주로 보였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무르익은 파주 가을전경(21.11.)
이후 주변을 둘러보다 돌아가는데, 양서파충류하시는 박사님께서 이쁜 나방 한마리를 잡아오셨다. 나도 박사님도 생소한 나방이라 당황했었고 실험실 후배들에게 사진을 보내 도움을 받아 바로 동정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 매년 필드를 나가서 라이트트랩, 버켓트랩 등 다양한 채집을 했지만, 이 종을 따로 보지는 못했었다.
황색검은점띠밤나방(파주, 2021)
그 이후로 다시 마주쳤던건 올해 부산이였다. 10월에 부산에 일이 있어서 갔다가 항만 주변을 둘러보게 됐었다. 항만 울타리를 따라 걸어가고 있는데, 보도블럭 한복판에 얘가 띡하고 앉아있었다. 종 이름은 기억이 안났지만 파주에서 잡았던 기억이 있어서 바로 통에 담아 왔다.
황색검은점띠밤나방 주운 곳(2023, 부산 감만항)
두 번다 가을에 채집했던 기억이 있어서 가을에만 나오는 종인줄 알았는데, 다른 블로그분들 글을 보니까 가을에만 나오는건 아닌 것 같았다. 간단히 좀 찾아보니까, 봄부터 늦가을까지 출현하는것 같고, 북미와 남미 쪽을 제외하고는 아시아, 호주, 동남아시아, 유럽, 아프리카까지 폭넓게 분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면 아메리카 대륙에도 있을 법한데 없는게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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