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열대불나방(가칭) Asota caricae에 대해 작성해볼까한다.

이 종은 작년인 2024년에 논문화되어 현재 인쇄 중(In press) 상태에 있다. 이 종은 태극나방과(Erebidae)의 Aganainae 아과에 속하는 종으로, 주로 동남아시아와 같은 열대 및 아열대 지방에서 발견된다. 국내에서는 제주도에서 처음 발견되었는데, 한라수목원에 근무하시는 박사님이 최초로 발견하시고, 실험실의 불나방 전문가인 몽골 박사님에게 전달되어 논문 작업이 시작되었다.
국명은 몽골 박사님께서 나에게 지어달라고 부탁하셔서, 열대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점을 반영하여 '열대불나방'으로 명명하려 했으나, 국립생물자원관 시스템에 업로드해야 하는 사실을 망각해 버리는 탓에 가칭으로만 남게 되었다...ㅠㅠ 다음에 아과 재검토 논문이나 다른 논문을 쓰실 때, 그때 국명을 포함해달라고 요청해야 할 것 같다.

Aganainae 아과의 종들은 전 세계에 약 11속 110종이 분포하며, 주로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와 같은 열대 및 아열대 지방에서 서식한다. 이들은 크기가 매우 크고 화려한 외형을 가지며, 주둥이가 매우 길고 위로 올라가 있어 'Snouted tiger moth'(긴주둥이불나방)라는 이름이 붙었다.

국내에서 Aganainae 아과의 첫 기록은 Lee et al. (2021)에 의해 Journal of Forestry Research 학술지에 보고되었다. 이 기록에서는 Asota egens라는 종이 2012년 홍천에서 처음 채집된 개체로 국내에 처음 알려졌다. 그러나 Aganainae 아과에 대한 국명은 명명하지 않고 기록하여, 현재까지 국명이 없는 상태이다...ㅠㅠ

동남아시아에서 채집이나 여행을 자주 다니신 분들은 Aganainae 아과의 종들을 알고 계실듯한데, 이 종들은 동남아시아에서 매우 흔하게 발견되는 나방이다. 처음 이 종이 제주도에서 발견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와... 이제 한국의 남부나 제주도는 완전히 아열대 기후로 바뀌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점점 더 미접과 미아같은 다양한 나비와 나방들이 남부 지역을 통해 더 많이 유입되거나 정착할 것 같은데, 이런 변화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다음 글에서 다룰 닮은열대불나방(가칭) (Asota plaginota)도 외형적으로 이 종과 거의 비슷하게 생겼는데, 이 종은 울릉도에서 채집된 기록이 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이어서 써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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